제목 | 세계 영유아 항생제 처방 비교...한국 1위 불명예 |
---|---|
등록일 2017-01-19 13:27 조회수 2706 |
|
우리나라 만 2세 이하 영유아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6개국(한국, 노르웨이, 독일,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박병주 교수팀이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과 6개국 영유아의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 영유아에 대한 항생제 처방 건수는 1인당 3.41건이었다. 이는 스페인(1.55건), 이탈리아(1.50건), 미국(1.06건), 독일(1.04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특히 영유아 항생제 처방이 가장 적은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7.6배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2008∼2012년 사이 6개국에서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적이 있는 만 2세 이하 영유아 총 7400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가장 기본적으로 처방, 1차 항생제로 평가되는 '페니실린' 처방률도 한국이 유일하게 한자리수를 기록하면서 꼴찌(9.8%)다. 페니실린 처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그만큼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균이 많아 이보다 강력한 항생제를 많이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페니실린 처방률은 노르웨이 64.8%, 독일 38.2%, 미국 31.8%, 스페인 27.7%, 이탈리아 16.5% 등였다. 박병주 교수는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의사나 환자 모두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항생제 오남용의 가장 큰 문제는 내성균이다. 내성균이 나타나는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용하더라도 최대 효과를 거두는 방법으로 적절히 사용해야만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유아에게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세균 감염이 비교적 확실한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이 생겼을 경우다. 중이염은 증상이 생기고 2~3일 후에도 열이 나면서 귀가 아플 때, 부비동염은 2주 이상 누런 코와 함께 열이 날 경우 세균 감염을 의심하고 항생제를 쓴다. 하지만 항생제는 세균 이외의 감염증, 즉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 감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감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률은 2014년 기준으로 44%에 이른다. 2002년 73.3%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지만, 아직 호주(2009∼2010년 32.4%), 대만(2005년 39%), 네덜란드(2008년 14%)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일 세균감염이 의심돼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면 정해진 용법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만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항생제 치료 후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감염증을 일으킨 세균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면서 "자의로 항생제를 중간에 끊는 일이 반복되면 항생제에 노출됐던 세균이 살아남기 위해 내성을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OF PEDIATRICS)' 최근호에 발표됐다. |
댓글
관련 POST
2017-02-20 12:50 | |
2016-11-29 08:51 |